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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치킨을 먹으면 행복해질까?
by. 와리오 ─ 2020년 12월 18일

[ 바삭바삭! ]

'바삭바삭한' 혹은 '크리스피한' 같은 표현은 튀긴 음식을 묘사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형용사로 쓰이고 있지.

[ 왜 바삭한 음식을 원하는 걸까? ]

세상엔 정말 다양한 식문화와 그에 따른 음식이 있지만, 기름에 튀긴 음식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해. 돼지, 소, 닭과 같은 고기를 모두 튀겨 먹을 수 있고, 생선과 같은 각종 어패류, 그리고 감자, 가지와 같은 채소로도 튀겨 먹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된 눅눅한 튀김보다 뜨겁고 바삭바삭한 튀김을 더 선호해. 우리는 언제부터 바삭한 음식을 먹어왔던 걸까?! 그리고 바삭한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 첫 번째: 곤충 ]

메뚜기 사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바삭한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 곤충일 거야. 곤충을 먹는다고 하면 기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 곤충은 아주 오래전 인류의 귀중한 식량이었고, 미래에는 식량난을 해소할 중요한 자원으로 취급되지. 바삭한 곤충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메뚜기가 생각날 거야. 메뚜기는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간식으로 많이 볶아 먹었고, 메뚜기를 먹는 문화권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삭한 식감에 관한 경험을 축적해 온 셈이지.

[ 두 번째: 식물 ]

상추 이미지 식물에는 '바삭한'이란 단어보다 '아삭한'이란 단어가 어울리겠지. 인류는 시들어서 푸석푸석하거나 흐물거리는 채소보다는 아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채소를 선호하게 됐지. 아삭한 채소야말로 신선하다는 증거일 테니까. 반대로 흐물거리는 채소를 먹으면 아프거나 죽을 수도 있었겠지. 요즘 사람들도 뇌가 바삭한 음식을 인식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채소를 고른다고 해. 식품 기업에서도 아삭한 품종의 채소를 개발하는 데에 공을 들인다고 하지.

[ 세 번째: 익힌 음식 ]

감자튀김 이미지 음식을 불로 익히면 갈색으로 바뀌면서 먹음직스럽게 되지. 그걸 바로 캐러멜라이징이라고 해. 캐러멜화는 포도당에 열을 가하면 포도당이 갈색으로 바뀌고 바삭바삭해지는 화학반응이야. 음식이 갈색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화학반응이 있는데 바로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해. 마이야르 반응은 탄수화물 분자가 단백질 덩어리에 있는 아미노산 분자와 반응해서 일어나는 현상이야. 이때 다양한 맛과 향이 생성되는데 인류는 날고기 보다 익힌 고기가 훨씬 맛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거야.

[ 네 번째: 소리 ]

상추로 플레이팅 된 상추 이미지 음식에는 미각, 후각, 시각뿐만 아니라 소리도 있지. 바삭한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리가 청각 신경을 포함한 두뇌를 자극한다고 해. 또한 바삭한 식감이라는 강한 자극은 먹고 있는 음식을 천천히 질리게 한다고 해. 똑같은 양이라고 해도 눅눅한 감자튀김보다 바삭한 감자튀김을 더 많이 먹게 된다는 뜻이지.

[ 마무리 ]

인류가 먹어 왔던 바삭한 음식과 바삭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에 관해 간단히 알아봤어. 바삭한 식감과 소리, 그리고 냄새가 주는 이유 말고, 어쩌면 우리는 다른 이유 때문에 바삭한 치킨을 먹고 행복감을 느낄지도 몰라.

음식과 거기에 얽힌 추억은 언제나 강력하니까, 각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누군가는 찬 바람을 뚫고 아버지가 사 오신 시장 통닭을 떠올릴 수도 있고, 운동회 점심시간에 가족들과 먹던 양념 통닭을 떠올릴 수도 있을 거야. 또 고단한 하루를 끝낸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 맥주와 함께 먹는 끝내주는 만찬일 수도 있겠지.

상상해봐. 기름지고 바삭한 치킨을 크게 베어 물 때 느꼈던 행복감을 말이야. 그리고 거기에 얽혀 있는 자신만의 추억을 떠올려 봐. 치킨 한 조각이 단지 맛있는 음식만은 아닐 거야.
참고 문헌